Real vs. virtual, question to myself in between

Gong Ju Hyung, art critic

 

Plants are substantial axis to the work of Park Sang-mi. Artist’s interest in plants was initiated from the image of budding, sprouting leaf and blooming. She found that the image of the plant repeating the growth and extinction reflects humans going through repeated growths and changes. Ever since started to create scenes made of plant images, the work of Park Sang-mi illustrates scenes by people come into bloom just as poem by Chung Hyun-jong, <Man Blooms into the Scene> with the lyrics saying ‘There’s a time for the man blooming into a scene’.

  

As well as the imagery of plants, another important axis for the work of artist is space. She intends to make variations of the plant imagery invirtual space thoroughly created by the artist’s imagination as well as real spaces based upon her daily experiences. Plants ask ‘where I am’ in the real space represented in ‘Seat’ series and start the journey in order to climb up higher. However, there is no clear answer to the question and the road outside only looks foreign to the plants. 

The plants constantly have relationships with other plants and try to correspond to the space but then they get cut off and isolated constantly.  

 

To the plants, real space is not the site to be settled in but where confusion and scarcity lie. On the other hand, the virtual space compared to the real is realized by ‘Scene_space’ series. The space arranged in colorful façade and perspective is attractive enough for plants. But still they hesitate to go in and take the posture of watching since the space does not seem to allow entrance easily. It is also possible to assume the withered psychological condition by the reduced size of the plants at the virtual space compared to the ‘Seat’ series. Although they manage to enter the virtual space, the shrunk plants are shown to themselves with their smaller bodies among the relationship with others. It surely is a hard and involved work but there is no way to give up or concede. In the work of Park Sang-mi, the virtual is where plants recover from damages providing solace and alternatives to overcome the limit of the real. 

 

In either the real or the virtual space, plants cannot get out of discord and tension. In the work of Park Sang-mi, there exists the 3rd space between the real and virtual. ‘Pottery series’ presents an in-between space where to try a reverse to set an order to confusion, and to change inexistence to abundance. This time each plant is given an individual vase. The vase is a space to spare minimum nutrition necessary for plants to grow without any trouble. In there, plants live peacefully. However, the work of Park Sang-mi, calmness is an extension of boredom. In the vase, there is no complete scarcity or repletion. Then, two desires wriggle together either to seat itself dearly with the leaf of achromatic plants or to discover something new.  Determination inclined to end up with self satisfaction and anxiety dangle along with each other. It is that contradictory conceptions are growing on a one rooted plant. The artist’s names the situation of the plant in a vase <Multi Ego>. Her recent works which densely exhibit the <Multi Ego> packed in the in-between space seemingly have moved to an extended level from defining the relation between plants and spaces. As plants take over more space, they started to be concerned about their egos more actively and intensely. Now, the plant with the multi ego does not judge itself by the perspective, views of other plants or roles and conditions forced in a particular space in order to prove itself.  Its view which was focused towards outside are drawn back to the inner-self as well as directing its consciousness towards itself. The only rule to define oneself is the self made up with ironic nature. 

Real and the virtual to discover the self in between is joyful pilgrimage of Park Sang-mi. It wouldn’t be easy to get to the conclusion and the time will pass rather slowly. Nonetheless, she will not hurry. What matters for the artist is not to reach the place to settle down shortly but the process in itself to look for the self slowly across the sphere speculating with different ideas. Not wondering but questioning her own path, the artist’s recent works are fulfilling her own confusion and scarcity with order and fullness taking the precious step towards her final artistic destination.


실재와 가상, 그 사이 공간에서 나에게 묻다

공주형(미술평론가)

 

박상미 작업에서 식물은 중요한 하나의 축이다. 식물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싹이 나고 잎을 펼치고 꽃을 피우는 이미지에 대한 관심에서 촉발되었다. 성장과 소멸을 반복하는 식물 이미지에서 작가는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는 인간의 그것과 흡사한 본질을 발견했다. 이후 식물 이미지는 하나의 풍경을 형성해 왔다. 따라서 박상미 작업은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고 노래한 정현종의 시〈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에서처럼 풍경으로 피어난 사람, 사람으로 그린 풍경인 셈이다.

 

식물 이미지와 함께 박상미 작업에서 또 하나의 긴요한 축은 공간이다. 식물 이미지들은 일상의 경험을 토대로 한 실재 공간과 철저히 작가의 상상이 빚어낸 가상 공간 안에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한다. ‘Seat’ 연작으로 대표되는 실재의 공간 속에서 식물들은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묻기도 하고,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 길을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물음에 답은 명확치 않고, 나선 길은 낯설기만 하다. 공간 속에서 식물들은 끊임없는 다른 식물들과 관계를 맺고, 공간들에 조응하고자 하지만 쉼 없이 소외되고 단절된다. 식물들에게 실재 공간은 자아가 정주할 수 있는 터전이 아닌 혼돈과 결핍의 공간인 것이다. 한편 박상미 작업에서 좌절과 절망을 안겨주는 실재 공간과 대별되는 가상의 공간은 ‘Scene_공간’ 연작으로 구현된다. 화려한 색면과 원근법으로 질서 지워진 공간은 식물들에게 충분히 유혹적이다. 그럼에도 식물들은 머뭇거리고 그 공간 안으로 쉽게 들어가지 못한 채 관망의 자세를 취한다. 가상 공간이 입장을 쉽게 허락할 것 같지 않게 비춰지기 때문이다. 가상 공간에서 식물의 위축된 심리적 상태는 ‘Seat’ 연작에 비해 축소된 식물의 크기를 통해서도 가늠이 가능하다. 가까스로 가상 공간에 들어서기는 했으나 한 없이 작아진 식물들은 다른 식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증명 받는다. 번거롭고 수고로운 일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양보할 수 없다. 박상미 작업에서 가상 공간은 실재 공간이 안겨준 상처를 치유 받고, 실재 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위로와 대안의 공간이다. 

 

실재의 공간이든 가상의 공간이든 식물들은 갈등과 긴장을 멈출 수 없다. 박상미 작업에서 는 실재와 가상 그 사이에 제 3의 공간이 존재한다. 혼돈에 질서를 지우고, 부재를 충만으로 바꿀 반전이 시도되는 공간 ‘Pottery’ 연작이 선보이는 사이 공간이다. 이번에는 저마다의 식물들에게 개별적 화병들이 주어진다. 화병은 식물들이 자라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필요한 최소한의 양분이 보장된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식물들은 안온하다. 하지만 박상미 작업에서 안온함은 갑갑함의 연장선상에 있다. 화병 안에는 온전한 결핍도 온전한 충만도 없다. 무채색의 식물들의 이파리에 간절하게 안주하고 싶은 생각과 새로움을 찾고 싶은 욕망이 함께 꿈틀된다. 자족하고 끝내고 싶은 결심과 새삼스러운 불안함이 함께 매달려있다. 이율배반적인 상념들이 뿌리가 하나인 식물에서 같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화병 안 식물들이 처한 이러한 상황을〈다개체적 자아〉로 명명했다. 〈다개체적 자아〉들이 사이 공간에 가득한 박상미의 근작들은 식물과 공간의 관계 설정에 치중했던 기존의 작업을 보다 심화하고 확장하는 수순에 들어섰다. 식물들이 공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식물들은 보다 능동적이고 치열하게 자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제 〈다개체적 자아〉의 식물들은 자아를 규명하기 위해 다른 식물들의 시선과 관점, 특정 공간이 강제하는 역할과 조건들을 잣대 삼지 않는다. 그동안 밖으로 향했던 시선도 안으로 거둬들였고, 남에게 뻗쳤던 의식도 나에게로 되돌렸다. 자아를 규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은 모순된 본질로 이루어진 자아뿐이다. 

 

실재와 가상, 그 사이 공간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박상미의 순례는 즐겁다. 결론은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도 더디 흐를 것이다. 그럼에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급하게 정주할 공간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넘나들며 사유를 바꿔가며 천천히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두리번거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에게 길을 물으며 작가의 근작들은 자아의 혼란과 결핍을 질서와 충만으로 차분차분 메우고 채워 가는 중에 있다. 박상미 작업이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길을 향한 소중한 행보, 귀한 내디딤이다.